상담일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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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만들어 오신 쑥떡
어제 파산을 신청하신분이 찾아오셨다. 예전부터 파산 신청을 하려 마음 먹고 법무사며 변호사며 찾아다녔지만 100만원이 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시민단체를 찾아다녀 봤지만 역시 거기서도 수고비며 각정 발급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는다하여 그 돈마저 내기 어려워 포기하려고 하셨던분. 그러다 민주노동당에서 무료로 모든 상담이며 도와준다는 것을 알고 찾아오신분. 몇번의 상담과 서류검토를 마치고 드디어 파산신청을 하시게 되었다. 파산신청을 하시고 나서 뭔가 고마움의 표시를 하시고 싶다며 본인이 직쩝 쑥을 캐다가 쑥떡을 만들어 오셨다. 평소에 민주노동당에서 도움을 받으시는 분들이 음료수며 드링크제며 과일이며 여러가지를 보답차원에서 가지고 오신다. 그럴때 마다 그런 작은것을 받다 보면 원칙이 깨져 더 ..
2007.07.02 -
쪽지로 길게 주고 받던 상담
얼마전 블로그에 댓글을 남기신 분이 다음과 같이 긴 쪽지글로 상담을 요청해왔다. 그래서 장시간에 걸쳐 질문과 답변을 오고간걸 정리해 보았다. 질문) 안녕하세요..법무사 사기로 덧글달았던 사람입니다. 요즘 2000만원 이하일 경우 무조건 면책이 안된다고 하는데요. 부부가 같이 신청할 경우 부부의 상황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제 채무는 이자까지 3500정도 되구요.(신랑사업+생활비) 신랑은 제꺼 보증까지 해서 1600 정도됩니다. 요즘 법원 추세가 파산시 부부 재산 고려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부부의 빚도 고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셋이고 친정에 처음부터 같이 있었고, 남동생도 나이가 차 저희는 이제 월세라도 얻어 나가야할텐데 저 빚 다 갚으려니 도저히 감당이 안됩니다. 신랑은 2년전 직..
2007.07.02 -
재개발 지역 세입자들...
얼마전 부개1동 재개발 철거민 대책위에서 전화가 왔다. "여기 살고 있는 세입자들이요. 죄다 신용불량자인데.. 어떻게 구제해줄수 없것소?" 한통의 전화로 날짜를 잡고 부개 택지에 있는 철거민 대책위 사무실로 찾아 갔다. "10월로 예정되어 있는 철거 날짜에 세입자들이 많이들 불안해 해요. 더군다나 가진것도 없는디.. 뭔 빚은 또 그렇게 많은지... 우리를 좀 구해주소" 전화를 주신분의 말씀... 힘껏 도와준다는 다짐속에 한분 한분 상담을 진행 했다. 부산에서 16살부터 세공일을 하셨다는분. 배운게 없어서 남밑에서 배운거라곤 새공 일밖에 없으시단다. 결국 32살에 되어서야 조그만 자기 공장을 만들어 밤낮으로 일했는데.. 10년 넘어 돌아온것 빚. 결국 빚독촉을 피해 인천에 와서 보증금 없는 월세 방에 사셨..
2007.07.02 -
[사례]다시 행복을 찾은 부부
부평에 살고 있는 L씨와 K씨 부부는 지난 9월과 10월에 각각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았다. 두 부부는 남편이 전파상을 하고 부인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평범한 맞벌이 부부였다. 그런 평범한 부부가 신용불량자로 된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1997년 IMF가 터지자 직장을 다니던 김씨의 남동생이 A군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서 새로운 사업을 하기위해 대출을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대출을 책/비디오 대여점을 새롭게 인수 운영하기 위해 은행에 2,000만원 대출을 받으면서 김씨를 보증인으로 세우면서 화근이 시작되었다. IMF이후 잘 나가던 가게도 운영이 어려운 터 A군의 가게도 운영이 어려워지고 점점 대출 이자도 갚기 어려워지면서 또다시 1,200만원을 대출받으면서 이번엔 매형인 유씨가 보증을 서게 되었..
2007.07.02 -
어렵고 미안했던 상담
오늘도 어김없이 상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오늘의 상담은 여느 상담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무겁고 조금은 조심스런 상담이었다. 부부가 그리고 언지가 함께 파산을 준비하는 상황. 언니와 통화해서 상담 날짜를 받았고, 만나기로 했는데 언니가 아닌 동생 부부가 먼저 왔더랬다. 그런데 두 부부가 우리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두분다 말을 못하시고 수화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우린 알아 듣지 못하시고... 결국 전화 통화를 하면서 언니와 함께 상담을 온것이었다. 상담내내 나는 언니에게 전달을 해야 했고, 언니가 그것을 다시 동생 부부에게, 그리고 동생 부부의 망을 다시 나에게 이렇게 길게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 두 사람의 눈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도움을 준다고 상담을 진행하면서 제대로 된 의사소..
2007.07.02 -
파산선고 받았어요...
사무실에서 이런 저런 내일 있을 노회찬 국회의원 간담회를 준비중에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나를 찾는 전화. "실장님 나 ㅇㅇㅇ인데 오늘 파산선고 받았어요. 한달 기달려서 이의 신청 없으면 면책 된다고 하네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너무 기뻐요" 상대방의 목소리는 매우 흥분되고 떨려 있었다. 난 그저 긴시간 맘 고생 많이 했다며 앞으로 그냥 맘 편이 기다리시라고 얘기할 뿐이었다. 조금 뒤 또 한통의 전화가 왔다. 역시 파산 선고를 받았다는 전화. 영성분이었는데 그 목소리의 떨림이 아까와는 달랐다. 차분히 이젠 채권 추심오면 불법이니까 당당해지라고 얘기 한뒤 끝냈다. 두분의 기분 좋은 목소리를 들으니 내가 하는일 민주노동당이 하는일이 시간은 더디고 천천히 가지만 이 사회에 어려운 사람 힘없는 사람들을 ..
2007.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