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3. 09:32ㆍ세상은
인천 연수구 옥련동 379-12번지 2층 철구조 건축물(현재 2층은 ‘옥련궁’이라는 갈비집 영업 중) 1층 주차장 일부(80여평)을 개조하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7월 20일 입점 준비 중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반경 15분 거리에는 재래시장 2곳과 아파트 상점가 점포,슈퍼마켓 30여곳을 포함하여 200여곳의 동네상가들이 영업 중이다. 사실 새로 입점할 슈퍼슈퍼마켓(SSM, 기업형슈퍼마켓)은 기존 상가와의 거리가 불과 왕복 2차선 도로를 놓고 마주보고 있는 상황이다. SSM 입점 이후 소매업체의 평균 매출액은 34.1%가 감소됐으며, 경영적자 상태의 업체는 39.0%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4월 자영업자 수는 576만 5천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26만 7천명이 줄어들었다.
그럼 도대체 대기업들은 그동안의 대형유통업체(대형마트)의 진출로 인해 지역경제의 몰락을 가속화하였는데 왜 이렇게 SSM으로 동네까지 파고 들어 지역의 경제를 완전히 무너 뜨리는 걸까? 기업형 슈퍼 하나가 들어서면 반경 1km 이내의 일반 상점은 물론이고 채소가게, 정육점 등까지 쑥대밭이 된다. 또한 기업형 슈퍼마켓 하나가 하루 평균 500~1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지역내 슈퍼마켓이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30개씩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실례로 프랑스의 경우 작년 초에 대형마트 3사(카지노, 까르프, 오샹)가 지역을 분할 독점하면서 한 달 사이에 물가가 40% 인상된 사례가 있다. (주로 생필품)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대형마트 3사로 제한 당하게 된 것이다.
최근 대형유통업체들은 결국 훨씬 작은 소형규모의 직영점인 SSM에까지 진출했는데, 현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슈퍼, GS슈퍼마켓(GS리테일) 등 477개에 이르는 SSM이 동네 골목골목으로 들어서고 있다.
대기업들이 SSM에 주력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기존에 대기업들이 진출한 유통업태들, 즉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이로인해 대형마트의 매출이 감소추이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이다.
2001년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 대형마트가 270개에 달하면 포화상태에 이를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LG경제연구원도 대형마트가 217개에 이르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었다. 그런데 올해 4월 기준 우리나라 대형마트 수는 393개에 이른다.
이렇게 대형마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그동안 상승세를 탔던 매출은 감소추이로 변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결국 대기업들은 전략을 수정하여 대형마트를 쪼개서 저인망식으로 중소유통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대기업들이 2000년대 급성장한 편의점의 성공에서 중소유통업 발전의 가능성을 보았다는 점이다.
보통 편의점이라고 하면 20~30평(66~100㎡) 규모의 소형 점포를 말하는데 2000년대 들어 쾌적성과 접근성을 무기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 다만 편의점은 지나치게 작은 소형이고, 상품의 다양성의 부족으로 대형마트 만큼의 매출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의 중간 규모에 해당하는 슈퍼마켓, 그리고 대형마트의 상품을 고스란히 축소판으로 옮긴 SSM 시장에 주력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진출된 SSM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한다.
결국 SSM으로 인해 실직자가 늘어나게 되고, 대형마트보다 작은 규모이니 고용효과도 전혀 없고, 또한 이렇게 주변 상가들이 무너져 가다보면 기업형 슈퍼마켓의 독과점으로 번져 물가 인상을 초래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SSM의 동네 골목까지 파고드는 것은 이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는 자본의 속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이다. 결국 SSM 진출로 덕을보는 것은 소비자도, 지역의 상인들도 아닌 대기업 자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