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31. 13:22ㆍ리뷰/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2008) Slumdog Millionaire
감독
등급
홈페이지
제작/배급
얼마전 부평 청천동 CGV에 영화를 보러 갔다. 오랜만에 극장을 찾은지라.. 사실 요즘 뭐가 하는 지도 모르겠고, 그러다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상영하는 것을 보고 냉큼 표를 끊었다.
사실 위드블로그에서 <슬럼독 밀리어네어> 리뷰어를 모집했길래 신청을 했지만 안타깝게 떨어 졌다. 그래서 언젠간 보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영화의 줄거리는 대강 빈민가 출신의 18살 고아 자말은 거액의 상금이 걸려있는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라는 최고 인기 퀴즈쇼에 참가한다. 처음 모두에게 무시당하던 자말은 예상을 깨고 최종 라운드에 오르게 되고, 정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그의 부정행위를 의심한 경찰은 자말을 사기죄로 체포한다. 하지만, 결국 자말이 살아온 모든 순간이 정답을 맞출 수 있는 실마리였다는 것과, 그가 퀴즈쇼에 출연한 진짜 목적이 바로 라띠까를 만나기 위한 것이고, 결국 라띠까를 만나는 해핀엔딩의 줄거리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내내 두 사람이 떠올랐다. 한명은 다음 아고라에서 글을 올리면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미네르바와 사노맹 활동으로 오랜기간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하였던 박노해.
영화에서 보면 경찰들은 빈민가 출신의 자말이 퀴즈쇼의 최종라운드에 오르게 되는 것이 있을수 없는 일이라 치부한다. 변호사, 의사, 박사들도 떨어진 최종라운드를 배우지 못한 가방끈 짧은 자말이 올라온게 말이 안된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사기일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를 고문하면서 사실을 말하라고 한다. 그런데 가방끈이 짧다고 답을 모르나? 그의 인생이 비참했던 삶이 바로 정답을 알려주었는데.
자 인터넷의 경제대통령으로 불리웠던 미네르바가 구속되었을 때 어땠는가? 경찰과 보수 언론, 정부 여당은 일제히 그가 2년제 전문대학 밖에 못나온 백수로 폄하하며 그를 부정하며 그에게 열광했던 시민들에게 '너희는 속았어'라며 언론에 흘려보냈다. 미네르바는 전문대 출신에 백수였기에 자신의 삷에 대해 나아가 경제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절박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홀로 독학으로 대한민국 경제에 대해 없는 사람들 서민의 눈높이로 해석하고 바라 보고 대안을 제시했고, 사람들이 보기에 서울대 출신의 정부 경제 관려보다 훨씬 나아보였다. 전문대 출신에 백수? 그게 무엇이 중요한가? 그런데 대한민국 사회는 여전히 중요하게 여기며 가방끈 잛은 것(?)들이 설쳐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박노해씨가 얼굴없는 시인으로 노동운동과 시인으로 살아갔다. 구속과 수배. 당시의 시대상을 표현하는 시는 금서가 되고 시인은 구속되는 상황에서 그의 얼굴없는 시인으로서의 활동은 방어의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런그가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 구속되었다. 조사를 받는 내내 담당 형사에게 그는 배우지 못한 자의 모멸감을 톡톡히 맛보았다. 담당형사는 그가 지은 시를 보고 계속해서 추궁했다고 한다. '이시를 지은 진짜가 누구냐? 너 처럼 대학도 못나온 공돌이가 어떻게 이런 시를 쑬수가 있냐? 말이돼! 당장 배후를 말해라!" 대학을 나오지 못하면 시를 쓸수 없단말인가? 배우지 못하면 시를 쓰면 안돼는 것인가? 시와 대학이 무슨 상관이란말인가? 박노해씨는 당시의 노동현실을 있는 그대로 느낀대로 표현했을 뿐인데 그게 배움이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영화는 참 유쾌하면서도 즐거웠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뒤에 난 대한민국이 자꾸만 영화에 투영되었다.
덧붙임.
영화 속에 빨래터에서 자말의 어머니는 빨래를 하고, 자말은 형 살림과 함께 물장난을 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몰려와 사람들을 마구 때리고 화염병으로 불을 붙히며 사람들을 죽인다. 그 와중에 자말의 어머니 역시 죽게 된다.
그런데 경찰은 주변에서 지켜만 보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사람이 불에 타 죽고 있는데도...
작년 광화문에 촛불이 타올랐을때, 보수단체의 횡포를 가만이 보고 있는 경찰, 철거현장에서 용역들의 모자비한 폭력을 그냥 바라만 보는 경찰, 보수단체 회원이 횟칼로 난동을 부리며 사람들에게 휘두르는데도 가만이 있는 경찰.
위의 영화의 장면과 대한민국의 경찰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