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저주받은 영화, 블레임!
2009. 2. 25. 14:15ㆍ리뷰/영화
블레임: 인류멸망 2011
인터넷에 블레임을 검색하면 나오는 모습.
포스터나 출연배우나 일단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허나 막상 영화를 보면 떠오르는 단어 세가지.
허무, 어이없음. 그리고 영화제목 블레임.
영화 제목이기도 한 블레임의 의미는 "저주받다", '비난하다" 등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새로운 알수 없는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온 일본이 저주를 받았다고 하고 이 바이러스의 이름을 "블레임"이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말그대로 사람들이 무방비상태에서 감염되구 엄청난 속도로 죽기 시작하니 "저주 받았다"라 할 수있으니까...
하지만 영화속 내용의 "블레임" 보다는 영화 자체가 제목 대로 "블레임"이다.
내용도 없고, 그저 뭔가가 뒤죽박죽 섞어는 느낌. 그리고 중간중간 그냥 허탈하게 웃음만 나올 뿐이고, 돈주고 보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팍팍주는 영화라고 할까.(참고로 시사회에 초대되서 공짜로 보니까 그나마 괜찮았지... 하지만 좀 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그 시간도 아깝다고 얘기할 것 같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2011년 도쿄 근교의 시립병원 응급센터에 고열증세로 한 부부가 찾아옸다. 남편이 고열로 몹시 힘들어 하는 것을 부인이 데리고 온것이다. 의사 마츠오카 츠요시(츠마부키 사토시)는 단순 감기로 진단하지만 다음날 환자의 상태가 급변하면서 급기야 사망 이르고, 부인도 똑 같은 고열증세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도쿄 곳곳에서 비슷한 증상의 환자들이 속출하면서 일본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에 WHO 메디컬 담당자인 코바야시 에이코(단 레이)가 병원으로 파견되고, 그녀와 마츠오카는 함께 원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람들은 이것을 '블레임'이라 부르기 시작하고, 전대미문의 치사율과 감염속도로 일본은 물론 전세계를 공포에 빠뜨리고, 일본은 다른 나라와 접촉을 할 수 없는 국가 폐쇄 조치가 내려진다.
영화에서 의사 츠요시는 환자 한명 한명에 마음을 주는 의사로 표현(?)되고, 반면 에이코는 냉철하고 상황의 전반을 바라보며 발생한 바이러스를 어떻게 없앨수 있을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의 소유자로 그려진다. 또한 둘은 의대 시절에 서로 잘 알고 지낸 연인의 관계였으나 틀어져서 헤어지고 이렇게 서로 다른 위치에서 만나게 된것이다.
아마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둘 사이의 충돌과 갈등이 영화 내용을 흥미있게 진행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수 있으나 큰 오산이다. 둘은 그저 밋밋하게 흘러갈 뿐이고, 그 충돌과 갈등속에서 새로운 백신이나 인류를 구원할 방법을 찾는 것 또한 나올리 없다. 초반에 둘의 갈등이 나올듯 그런 상황 설정은 있었으나.. 결국..
초반부터 그런 상황설정이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의 성격이나 그 느낌이 분명하지 않고 이것 저것 섞은 느낌을 주는 요인 인것 같다.
암튼 첫번째 환자 발생후 급격히 늘어나고 그만큼 또 사람들은 죽어간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하나씩 하나씩 죽어가는데 유독 처음 환자의 부인은 죽지 않는다. 그리고 병원을 빠져 나가는데... 이해가 안되는 것은 왜 그 죽지 않는 여인을 주목하고 백신을 개발 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도리어 에이코는 스스로 감염된것을 확인하고 혈청주사로 본인을 실험했을까? 영화의 논리적 전개도 이상하고 연결 고리도 없다.
첫 환자의 부인(이름이 생각 나지 않는다)은 감영이 되었지만 결국, 병원을 빠져 나가고 이리 저리 돌아다니고 본인 아버지 때문에 전 일본이 이렇게 된것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러나 그녀는 끝까지 죽지 않는다(영화 끝에 인류가 멸망했다는 자막이 뜨는것 외에는). 두번째 감영 환자이면서 죽지않고, 에이코가 감염경로에 대해 끊임없이 추궁했을때 뭔가 숨기고 있는듯한 상황이 설정되었고, 감염되고도 증상이 호전되고 죽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에게 해답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여인은 그저 흘러 지나간다.
또하나의 궁금점은 최초의 감염자 장인어른. 즉 끝까지 살아 남은 부인의 아버지. 동남아시아 작은 국가 아본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의사의 행동이다. 이미 의사는 아본에서 활동하면서 감기와 같은 이바이러스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환자와도 접촉을 했다. 본인이 감염되었는지 몰랐을 수도 있지만 일본에 와서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 피를 토하며 그 증상에 대해 충분히 파악이 가능했을 것이다(의사니까) 하지만 그는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와 기타 등등의 의료 조치를 하지 않고 아본으로 날라가 버린다.
그곳에 버려져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류애를 실현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여주려 한것 같지만 그렇게 치부하기엔 의사의 상황판단이 말이 안돼보인다. 본인을 통해 정확한 바이러스에 대한 판단을 하고 아본이란 나라의 섬에 인력을 파견하던 조치를 취하는게 맞지 않았나싶다.
계속되는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자 주인공은 알려지지 않은 연구원에게 검체를 맡기면서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보라고 한다. 소위 뛰어나다는 사람들. 정부 관련 부처 박사들.. 아무런 대책을 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연구원의 노력으로 바이러스의 정체가 밝혀진다.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아! 바이러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백신도 금새 만들어져 인류가 구원되는구나.. 하지만 정체만 밝힐뿐 더이상 아무것도 없다.
영화가 뒤죽박죽인 것은 아본이란 국가에 있는 섬들중 하나가 바로 새우양식으로 생계를 유지해 가는데 여기서 새우양식으로 인해 토양이 오염되고 인간 스스로가 환경 재앙을 가져오는듯한 모습을 풍긴다. 그리고 실제 그 섬에서 부터 알수 없는 바이러스가 일본으로 옮겨졌으니... 나를 포함한 관객들은 그 섬의 새우 양식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바로 바이러스의 원인일거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도 여지 없이 깨진다. 마지막에 이 섬에서 주인공과 동행한 수의학 교수가 박쥐로부터 바이러스의 원인을 밝힌듯 보이면서 백신을 개발 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함과 동시 그 박사가 그 자리에서 죽어버린다. (암이라 얼마 못산다고 하였는데 아무리 그래도 갑자기 심장 마비 오듯 죽을 수 있는 것일까?) 백신은 결국 못만든다. 결국 일본의 국민들이 죽어가고 얼마 지나 2011년 전인류는 바이러스로 인해 멸망하게 된다는 자막이 뜨면서 영화는 끝난다...
그 자막이 나오는 순간 정말 허무했다.
제목을 그렇게 붙여서 그런 것일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영화는 흥행은 고사하고 그 내용에도 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영화 제목 그대로 "저주" 받은 영화로 남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영화가 극장에 상영되는 것 자체가 재앙(블레임, blame)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