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징수 뚝 … 시 곳간이 비어간다

2009. 3. 11. 11:24세상은

稅징수 뚝 … 시 곳간이 비어간다
최대 수입원 취·등록세 급감 … 올 예산집행 불투명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인천시의 세수고갈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 살림의 최대 수입원인 취득·등록세가 급격히 줄고 있어 시가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늘린 올해 예산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10일 시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 동안 징수된 취득세는 186억9천500만원으로 지난해 1월 징수액 413억4천700만원보다 무려 226억5천200만원(54.8%)이 급감했다.

등록세는 한 해 전 395억5천800만원에서 213억9천600만원(54.1%)이 줄어든 181억6천200만원만 걷혔다.

이 같은 감소세는 전 세계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본격화됐다.

취득세는 지난해 7월 한 달 575억4천600원이 걷혀 월 단위로는 지난해 징수액이 가장 많았으나 다음 달인 8월 301억2천6천만원으로 떨어진 뒤 감소세가 이어졌다.

등록세 역시 같은 7월 419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다음 8월 357억1천700만원, 9월 319억990만원, 10월 313억4천400만원 등 징수액이 뚝뚝 떨어졌다.

취득·등록세 감소는 시의 올해 예산집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예산 6조5천582억원 중 2조3천411억원인 지방세 세입 중 45% 가량이 취득·등록세로 충당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처럼 전년도보다 징수액이 채 절반도 안되는 상황이 연말까지 계속될 경우 재원부족으로 시가 추진하려는 각종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시 입장에서는 지난해보다 예산이 크게 늘어난 점도 골치거리다.

시 예산은 지난해 5조5천109억원에서 올해 6조5천582억원으로 1조472억원(19%)이 늘었다.

지난해보다 세금은 덜 걷히는데 돈 쓸 데는 더 많은 것이다.

세수가 줄어드는데도 살림살이가 커진 것은 예산편성시 세수전망이 제대로 안 된 탓이 크다.

올해 예산편성 작업이 시작된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경제위기가 수면에 드러나지 않아 세출예산이 별 제약없이 크게 늘어났다.

시는 올해 지방세입액을 지난해 2조364억원보다 3천47억원(14.9%) 많은 2조3천411억원으로 추산해 예산을 편성했다.

시 관계자는 "세수전망은 지난 몇 년간의 자료에 바탕해 미래를 내다보는 작업으로 갑작스런 경제상황 변화는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크다"며 "경제자유구역 내 분양가 상한제 배제 등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지금으로선 딱히 답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일보/노승환기자 blog.itimes.co.kr/todif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