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입시 1년, 반성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2009. 2. 13. 11:09세상은

[권영길 의원 논평]

졸속입시 1년, 반성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대입자율화를 2012년 이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의 무책임한 입시 정책이 시행된 지 불과 1년 만에 철퇴를 맞은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늦게라도 대입자율화 정책을 철회한 것을 환영하나, 고대 입시부정 사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사과 및 진상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시도교육감, 대학총장, 교육전문가로 구성된 교육협력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지속적으로 제안했던 방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이해하겠다.


이명박 정부의 대입자율화 정책은 사실상 대입무질서 정책에 다름 아니었다. 소위 명문대학들이 공공연히 3불폐지를 언급하는 상황에서 대입자율화가 작게는 대학들의 입시 부정, 크게는 공교육 붕괴,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질 것은 뻔한 이치였다. 이번 고려대 입시부정 사건은 교과부가 대입 감독 업무를 내던질 때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분명한 사과가 필요하다.


또한, 안병만 장관은 대입업무를 맡은 대교협에 대해 “대교협 혼자 막중한 업무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시인했다. 대교협은 고려대 사태가 이미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방관하고 있었다. 입시가 끝난 이후에 조사한다며 몇 개월을 끌어왔고, 지금도 사실상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대학과 대교협의 농간 속에 피해자 학생과 학부모의 속이 시커멓게 탄지 오래다. 이제 교과부가 나서 진상을 밝힐 때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학자율화 3단계는 이미 그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만약 교과부가 이번 사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3불폐지는 급속히 확산될 것이고, 교육의 양극화는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될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교육협력위원회에서 대학입시를 포함한 대한민국 교육 전반에 관한 논의를 할 시점이다. 또한, 교과부는 말로만 “정부로서도 엄청난 책임이 있다”고 하지 말고 고려대 사태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고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