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1. 21:55ㆍ개인파산면책
오늘도 파사 상담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 하는데 지난주에 파산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신 두 분의 아주머니한테서 저녁이나 같이 먹자는 연락을 받고 만났다.
저녁을 먹으면서 술이 오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 자신들의 살아온 이야기나 진술서에 마저 담지 못한 가슴속에만 담고 있던 이야기들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같은 처지의 여성끼리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나놨으리...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면 삶의 질곡도 아둥바둥 거리면 살아온 인생이 고스란히 보인다. 아주머니들의 이야기를 듣다 문득 생각이 떠오른게 남성과 여성의 상담시 차이점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파산 신청을 하러 오는 여성들은 그들의 삶 자체가 답답할정도로 당하고 구속 받고 억압과 착취의 삶이었다. 대부분이 본인들이 돈을 사용해서 부채가 생긴것이 아니라 남편이 사업이다 뭐다 하면서 부인 이름으로 돈을 땡겨 쓰고 그 돈으로 술을 마시거나 때리거나 그러다 이혼을 하고 모든 부채를 여성이 떠안은 상황. 더욱이 위자료는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게 집에서 만 생활하다 세상 밖으로 던져진. 그런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여성들과 상담을 하고 서류 검토를 하고 나면 너무 답답하고 가슴이 꽉 막히고 짜증과 화가 치밀어 올때가 많다. 당하고만 사는 여성에게도 화가나고 그렇게 만든 남자놈은 같은 남자로서도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아 당장이라도 내앞에 끌고와 패주고 싶은 심정이 생기긴다. 그래서 여성과 상담이 끝나면 한숨이 먼저 나오고 여성들이 서류를 접수 하면 좀더 기쁘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남성들은 그 부채가 지극히 단순(아니 여기서 단순하다고 하는 것은 여성에 비해서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단순하다고 해서 이분들의 상황이 쉬운게 아니라 어렵고 어려운 상황에서 우릴 찾아온것이니까)하다. 여성들은 진술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복잡한 상황과 사람과의 관계가 끊임없이 이어지지만. 그래서 실제 서류를 제출하기 까지 굉장히 시간이 오래걸린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그냥 생활비나 사업을 위해 사용한게 끝이다. 그러다 보니 액수가 많건 적건간에 그냥 진술서가 빨리 작성되고 서류도 그 만큼 빨리 접수 할수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간혹 독특한 것은 본인 때문에 부인 까지 빚이 생겼다는 진술이 첨가되는 것뿐.
파산 상담을 하면서도 이 사회 여성의 억압과 핍박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