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1. 15:30ㆍ세상은
‘폭탄주 방송’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나라당 신지호 국회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의 내용은 일제강점기 당시 1938년부터 1943년까지 사할린으로 강제징용을 당했던 피해자들을 '기업체에 의한 모집'으로 규정해 뉴라이트 사무총장 출신답게 자신의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박원순 후보의 “병역 문제”를 거론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인 듯 하지만 효과는 미약하고, 본인의 역사인식과 한나라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역시 X-Man 신지호로 낙인찍힐 판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지호 의원은 박원순 후보가 병역 면탈을 위해 호적을 옮긴 것을 해명하기 위해 이야기한 ‘작은 할아버지의 강제징용’은 "박원순 후보의 작은 할아버지는 사할린으로 강제징용 간 것이 아니라, 기업체에 모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강제 징용자가 일본의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 판결문을 제시하며 일제의 조선인 인력동원은 1939~41년엔 기업체 모집, 42~43년엔 조선총독부 알선, '영서'(영장)에 의한 징용은 44~45년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즉, 박 후보의 작은 할아버지가 1941년 기업체 모집에 응한 것이지 강제징용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신지호 의원의 주장은 일본 등 식민당국의 자료를 토대로, 생존자, 피해자 증언 등을 배제하는 방식의 자료이며, 일본의 우익단체인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과 전형적인 <뉴라이트> 논리와 맥을 같이한다. 이같은 논리대로라면 군위안부 피해자들도 식민당국 기록에 "자발적 참여"로 돼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아니게 된다.
또한 현행 법률인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에도 어긋나는 발언이다. 특별법을 살펴보면, “1938년 4월1일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에 일제에 의하여 군인·군무원 또는 노무자 등으로 국외로 강제동원되어 그 기간 중 또는 국내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상으로 장해를 입은 사람으로서 제8조제6호에 따라 국외강제동원 희생자로 결정을 받은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더욱이 박원순 후보의 작은 할아버지처럼 사할린 지역 강제동원 피해자의 경우는 “1938년 4월 1일부터 1990년 9월 30일까지의 기간 중 또는 국내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으로 법에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신지호 의원의 이번 주장은 무리가 있는게 사실이다.
법을 만들고 지켜야 하는 한나라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2010년 국회에서 통과된 법률에 내용도 파악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지호 의원은 이번 기자회견 내용으로 본인의 정체성인 <뉴라이트>와 친일 역사관을 다시 한번 국민 앞에 확인시켰으며, 법을 다루는 국회의원으로서 법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국회의원으로 망신을 당하게 된 것이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란 만주사변 이후 태평양전쟁에 이르는 시기에 일제에 의하여 강제동원되어 군인·군무원·노무자·위안부 등의 생활을 강요당한 자가 입은 생명·신체·재산 등의 피해를 말한다.
2. "피해자"란 제1호에 따른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를 입은 사람으로서 제8조제3호에 따라 피해자로 결정된 사람을 말한다.
3. "국외강제동원 희생자"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가. 1938년 4월 1일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에 일제에 의하여 군인·군무원 또는 노무자 등으로 국외로 강제동원되어 그 기간 중 또는 국내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상으로 장해를 입은 사람으로서 제8조제6호에 따라 국외강제동원 희생자로 결정을 받은 사람
나.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이 법에 따라 폐지되는 법률을 말한다. 이하 같다) 제3조제2항제4호나 이 법 제8조제3호에 따라 피해자로 결정을 받은 사람으로서 1938년 4월 1일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에 일제에 의하여 군인·군무원 또는 노무자 등으로 국외로 강제동원되어 그 기간 중 또는 국내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
다. 사할린 지역 강제동원 피해자의 경우는 1938년 4월 1일부터 1990년 9월 30일까지의 기간 중 또는 국내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
4. "국외강제동원 생환자"란 1938년 4월 1일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에 일제에 의하여 군인·군무원 또는 노무자 등으로 국외로 강제동원되었다가 국내로 돌아온 사람 중 국외강제동원 희생자에 해당되지 못한 사람으로서 제8조제7호에 따라 국외강제동원 생환자로 결정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
5. "미수금피해자"란 1938년 4월 1일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에 일제에 의하여 군인·군무원 또는 노무자 등으로 국외로 강제동원 되어 노무제공 등을 한 대가로 일본국 및 일본 기업 등으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급료, 여러 가지 수당, 조위금 또는 부조료 등(이하 "미수금"이라 한다)을 지급받지 못한 사람으로서 제8조제6호에 따라 미수금피해자로 결정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