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슈퍼마켓(SSM) 입점저지 농성 48일. 그들에게 돌아온건?

2009. 11. 13. 21:19세상은


인천 부평구 부개1동 한국아파트 앞.
이곳에서는 상인들이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입점을 저지하기 위해 농성을 진행중이다. 오늘로서 벌써 48일째.

지난 9월 27일 자정. 부개동 사인들과 주민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홈플러스의 오픈을 막기위해 농성에 돌입하였다.

다음 날인 9월 28일. 중소기업청에서는 홈플러스 측에 일시사업정지 권고 공문을 보낸다. 인천의 다른 여러 지역처럼 홈플러스 부개2호점 역시 일시사업정지 권고로 더이상의 영업개시는 어려워 보였고, 상인들의 농성도 금새 해산될 듯 하였다.

하지만 홈플러스 측은 이미 영업을 개시하였기 때문에 일시사업정지 권고를 받아 들일 수 없다며 영업을 진행하겠다고 하였고, 이에 대응하여 상인들은 일시사업정지 권고를 받다들이라며 농성을 계속 지속한 것이었다.


몇 번의 실랑이가 있었다. 홈플러스 측은 상품들을 들여놓으려 용역업체들을 불렀고, 상인들은 상품을 못들여 놓기위해 막기를 반복. 결국 인천시 담당 공무원과 중소기업청 담당 직원까지 나타났지만 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 대치된 것이 오늘로서 48일.

48일의 농성이 지나는 동안 상인들에게 돌아온것은 무엇일까?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생업을 포기하면서 까지 시작한 농성. 일시사업정지 권고가 나오면 농성을 끝날 것이라는 그들의 기대는 어긋나기 시작했다.

일시사업정지 권고. 말 그대로 권고일 뿐 아무런 법적 효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히 홈플러스 측은 온 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입점을 하려고 한것이다. (홈플러스는 인천에서 옥련동을 시작으로 갈산동, 동춘동, 송현동, 주안동, 남촌동에서 일시사업정지 권고를 받으면서 입점이 보류되는 쓴잔을 마셔야 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홈플러스 측은 이미 오픈을 했기때문에 사업조정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인들은 위장 오픈이기 때문에 사업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9월 28일자 블로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밤도둑?! 참조)

이렇게 대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홈플러스 측은 영업방해로 4명을 고발 했고, 현재 경찰에서 출석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골목 슈퍼까지 싹쓸이 하려는 거대한 공룡 마켓, 기업형 슈퍼. 그들에 맞서 자신들의 생업까지 포기하면서 싸우는 상인들 그리고 48일간의 농성.
하지만 그들에게 돌아온건 영업방해로 인한 고발이었다.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기 까지 중기청과 인천시는 속수무책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왜냐면 이런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아무런 기준도 법도 제도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3일. 여의도에서 진행된 상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개동 상인 20여명은 서울 여의도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들은 다른 그 어떤 상인들 보다 처절하게 외쳤다. 

대형마트 규제하라!
SSM 규제하라!
허가제 전면 도입하라!
유통산업발전법 전면 개정하라!

상인들의 처절한 외침. 하지만 지금 한나라당과 정부는 허가제가 아닌 기존의 등록제로 유통산업 발전법을 개정하려 하고있다. 

친서민 정책. 말로만 친서민 정책을 이야기 할것이아니라 진정한 친서민 정책이 필요할 때다. 48일간 농성을 하고 영업방해로 고발당하는 부개동의 상인들. 더이상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허가제 전면 도입의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