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의 기술>-부당한 죄책감에서 벗어나 마음껏 미워하라
2009. 4. 9. 13:25ㆍ리뷰/책
지난 3월 13일 위드블로그 리뷰에 선정이 되었다. 하지만 책 배송이 늦어져 한참을 기다려 4월 2일이 되어서야 책을 받아 볼수 있었다. 책의 분량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책을 넘기는데는 조금 힘이 들었다. 이유는 내용 자체가 가히 충격적이고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작가 가브리엘 뤼뱅은 프 랑스 파리 제7대학에서 정신병리학, 정신분석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프랑스 정신분학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증오의 기술>은 작가가 다년간에 심리, 정신 상담을 하면서 접했던 여러가지 사례들을 엮은 것이다.
이 책은 가장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할 사람에게서 학대를 받고 상처를 입는 것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삶이 얼마나 참혹한지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맺어지는 관계속에서 상처를 주고 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상처들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그 상처가 삶의 원동력이 되고, 혹은 서로 풀리면서 해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사례는 사람 이의 관계속에 나타나는 현상이기 보다는 범죄행위에 불과하다. 범죄는 있어서는 안되고 그러한 범죄를 저지른 자는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물며 일상적인 생활에서 우리가 주는 상처들도 미안하다고 용서를 구하고 책임지는데 범죄의 대가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해자는 용서를 구하지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이 그런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한 자기 합리화를 개발하고 그것을 피해자에게 주입하므로 인해 오히려 피해자가 스스로 죄책감에 빠지고 스스로의 책임이라는 착각속에 살게 만든다.
아무래도 이런 범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이고, 어린 아이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피해에 가장 비슷한 상황은 바로 성폭력.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우리 사회는 가해자가 발뻗고 자고 있고, 피해자가 오히려 숨직이며 살아야 하는 상황이다.
누군가가 죄를 지었으면 옳고 그름을 명백히하고 그 대가를 치룰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올바른 사회일 것이다. 그렇지 못하고 피해자만 고통 받고 그 대가를 치루는 사회는 옳지 못한 사회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이야 말로 증오의 기술이 필요하다. 당당히 미워하고, 부당한 죄책감에 벗어나 마음껏 미워해야한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서, 자신들의 잘못은 처벌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들의 생존권, 건강건, 행복한 삶에 대한 보장으로 들게 된 촛불민심. 오히려 촛불 민심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가해자가 되어 처벌을 받고 있다.
용산참사는 어떠한가? 살려고 망루에 올라간 사람들이 죽어서 땅에 내려왔다. 죽임을 당한 피해자. 하지만 그 피해자들이 구속되어 차디찬 감옥에 수감중이다. 하지만 철거민을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는 어떠한가? 아무런 책임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저 발뻗고 잘 자고 잘먹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서 발생되는 현재 진행형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버리지 못했다....
책에 나온 문구가 머리속에서 맴돈다.
"누가 죄를 지었으며 누가 무고한가를 명백히 가려라. 정의의 기본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그 책임을 지고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