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30. 21:29ㆍ세상은
2010년 12월 29일.
2010년을 얼마 안남기고 서울시의회에서는 “어버이”라는 말을 부끄럽게 만드는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무상급식 빨갱이야~ 나와~!"
"누가 밥 굶는다고 그래? 무상급식 하지마!"
"무상급식 하면 가만히 안 있어! 경고한다!"
“무상급식이 뭐야! 이런 빨갱이들!”
“서울시의회 봉쇄는 불법이다”
“빨갱이들은 다 죽여야해!”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회원은 이날 서울시의회에 난입하고 입구를 봉쇄한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몇몇은 의회 본회의장에 난입해 욕설과 과격한 행동을 보여주었습니다.
서울시의회가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을 재의결할 예정인 가운데,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장 진입하여 조례를 무산시킬 심산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예정대로 열리지 않고, 늦게 열리는 바램에 “어버이”들의 활약은 2시간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끝까지 무산시키려고 했다면 끝까지 계시지 왜 2시간만 소란을 피우다 자진 해산 하셨는지)
그런데 참 이 소식을 보면서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가 생각 났습니다. 일전에 김황식 총리가 "65세 이상이라고 왜 무조건 표를 공짜로 주어야 하는냐"라면서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에 대해 없애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바 있습니다. (2010년 10월 21일자 언론에 보도된바 있습니다.)
신기한것은 어버이 연합에서는 노인무임승차도 빨갱이라고 생각했나봅니다. 어버이 연합 홈피를 들어가 봤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무상급식에 대한 비난 성명은 있지만 10월 21일즈음에 성명서에는 김황식 총리의 노인무임승차와 관련된 발언에 대한 비난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노인 무임승차도 무상급식과 마찬가지로 빨갱이라고 생각했을까요? 그래서 그것이 맞다고 생각되어 비난하지 않고 김황식 총리의 말을 지지 한걸까요? 그래서 노인무임 승차를 하지 않는 걸까요? 왜냐면 그렇게 되면 빨갱이가 하라는대로 하는 짓이 될테니까요?
이리저리 당시의 상황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러다 어떤분이 직접 경험하신 어르신들의 이중적 행동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블로그 글을 보았습니다. 잠시 살펴보시지요.
오늘 학원 다녀오면서 있었던 일입니다. 버스를 타고가는데 약 10~15명 정도 되는 노인들이 종로2가 YMCA 정류장에서 옥수동-종로-구기동 이북오도청을 연결하는 노선인 0212번 버스가 뒷문을 열자 막 치고 올라왔고 기사분은 돈내고 타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들은 "지하철은 공짠데 왜 버스는 공짜가 아니야?"라고 반론(?)했고, 어이없는 기사분은 계속 "아니 그래도 돈 내고 타셔야죠" 만 연신 반복했습니다. 세종로쯤 와서 좀 조용해졌을까 싶었는데 한 분이 "동방예의지국 아니야? 동방예의지국! 어른을 공경을 할 줄을 몰라! 내가 어버이회야! 이렇게 정신머리가 썩어빠졌으니 북한이 밀고 내려와도 그냥 다 죽어버리지!"라고, 정상인들같은 경우는 빙의됐을때 작두타면서 겨우 나올까 말까한 말씀을 하시더군요. - 원문출처 : 대화와 소통과 어제 먹다남은 펩시
자신들의 무임승차는 당연한 권리이고, 그것을 침해하면 빨갱이라면서 아이들의 무상급식을 주장하면 빨갱이다?! 무슨 이런 궤변이 다 있을까요.
연세가 있는 할아버지들이 무료 지하철 이용을 할 수 있는 게 당연한 것처럼 아이들에게 차별 없는 밥을 먹이는 것도 보편적 복지로 당연한 것입니다. 저들이 빨갱이라고 핏대를 세우며 소란 피우는 그 보편적 복지를 자신들이 혜택을 받는다는 것은 왜 모르는 걸까요?
2010년 한해 대한민국에서 “어버이”라는 단어가 자라나는 우리아이들에게 참으로 부끄러운 단어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르신들게 묻고 싶습니다. 어르신들, 무상급식이 빨갱이면, 노인 무임승차도 빨갱이 입니까?
당신들은 어느나라 누구의 어버이들이 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