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 재연훈련은 국민을 상대로한 대테러 훈련

2009. 7. 4. 00:13세상은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가 2일, 서초구 방배동 훈련장에서 용산참사 현장과 유사한 망루를 쌓고 용산참사 진압방식과 똑같은 대테러 종합훈련을 실시했다. 건물 옥상위에 파란색 양철판으로 만든 망루와 빨간색 스프레이를 뿌려서 적은 ‘생존권 보장’, ‘철거’와 ‘단결투쟁’이라고 적힌 깃발, ‘투쟁’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현수막 등은 1월 20일 새벽, 용산참사 현장을 그대로 옮겨 온듯 했다.

▲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의 대테러종합훈련 모습

거대한 기중기로 옮겨지는 검은색 컨테이너 박스, 사다리차와 물포, 거침없이 망루로 접근하는 경찰특공대는 영락없이 용산재개발 4구역 남일당 건물에서 보았던 바로 그모습이었다. 경찰특공대에게 진압당해 무릎을 꿇고 있는 시위자들은 무시무시한 공권력의 괴력 앞에 공포에 질려 있었던 용산 철거민들이었다.

▲  1월 20일 용산참사 당시 경찰특공대의 진압 모습

경찰은 바로 용산 철거민들을 테러로 규정하고 재연 훈련을 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용산참사를 바라봤던 시선 "도심속 테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경찰특공대의 어제 훈련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땅의 국민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게해주는 대목이다.

살기위해 올라갔다가 죽어서 내려올수 밖에 없었던 철거민들의 그 처절한 몸부림을 지금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한낱 "도심속 테러"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일까?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매일 촛불미사를 드리며 기도를하며 농성을 하는 신부님들을 테러범인냥 목을 꺽고 팔을 비틀었나 보다.

용산참사가 발생한지 165일이 지났다. 하지만 사건은 아무런 해결도 되지 않은채 죽은 사람도 떠나보내지 못하고, 유족들은 이명박과 한나라당, 그리고 경찰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죽은 사람은 있지만 가해자가 없는 웃지 못할 코메디. 사람을 죽여 놓고 단 한마디 사과도 없는 정부.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해 차가운 철창 신세를 져야하는 사회. 제대로 된 사회일까?

경찰은 이번 훈련이 북한의 도발 위협이나 국가중요시설 등에 대한 긴급상황 발생시 신속한 대처를 하겠다는 차원이라며 테러상황임을 강조했다는데, 국민들의 생존권 투쟁이 이정부에서는 국가를 전복하는 테러로 보이나보다.

용산 참사 재연을 하면서 까지 진행된 경찰의 대테러 훈련은 분명 국민을 상대로 한 테러훈련이나 마찬가지다. 평화적 촛불을 질서를 어지럽히는 폭력단체, 폭력집단으로 매도하고, 배후에 불순한 세력이 있다고 믿고있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이대로 가다가는 촛불을 들고 있는 상황을 재연하고 그들에게 살수차를 동원해 물대포와 색소물을 뿌리며 진압하는 상황을 재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든다. 그것도 경찰특공대의 대테러 훈련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