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먼저>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근본적 물음과 패러다임 전환

2011. 11. 4. 13:14리뷰/책

교육은 무엇인가? 왜 교육은 필요한가? 대학은 꼭 필요한가? 천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을 내고 대학 졸업을 하지만 청년 실업이 넘쳐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거리에는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청년 실업이 넘쳐나는데 왜 기업은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도 할 줄아는게 아무것도 없는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맴돌던 질문들이었다. 물론 작가역시 이런 질문에서 책을 쓰기 시작한 것같다.

4년먼저서울여상그놀라운성공의비밀
카테고리 인문 > 교육학
지은이 이윤우 (살림,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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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먼저>는 부제 서울여상, 그 놀라운 성공의 비밀에서 보여주듯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 그리고 졸업생들을 통해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페러다임 전환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작가 이윤우는 소위 대한민국에서 출세가 보장된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동안 사교육 시장에서 활동했다. 물론 돈도 많이 멀고,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자문하며 사교육 시장을 박차고 나가서 그 해법을 찾기 위해 분주히 사람을 만나고 연구하는 인물인 것 같다.

작가는 이 책에서는 여러 가지 사회 현상들을 이야기 하면서 그 근본적인 문제에는 노동을 경시하는 풍토와 학벌위주의 대한민국 사회를 꼽고 있다
. 노동을 경시하고, 학벌위주의 사회시스템이 결국은 국민들 누구나 대학을 가게 만들고(고교 졸업생 82%가 대학진학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수요에 비해 과잉 공급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대학졸업장이 운전면허증과 같이 취급받는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학진학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을 나왔다는 타이틀 자체가 경쟁력이 되었다
. 하지만 지금은 대학원을 나와도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고학력에 청년실업이 넘쳐나는데 아이러니 하게 기업은 인재가 없다고 하며 인력난을 호소하고, 신입사원들을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왜 이런일이 발생하는 걸까? 저자는 앞서 이야기한 노동경시와 학벌주의. 그리고 그에 따른 대한민국 사회의 교육제도를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대학을 나와야 출세를 하고 성공하다 보니 대학 입시위주의 교육제도가 만들어지고
, 노동은 자연스레 경시되었던게 대한민국 사회다. 그러다 보니 무조건 대학을 가야하고 점차 대학을 들억가는 비율은 82%까지 늘어나니 고학력의 인재를 수용할 기업체가 없어진 것이다. 천만원의 등록금을 내며 4년간 투자를 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빚과 청년실업이라니 당연히 분노가 표출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사회현상속에 작가는 서울여상을 주목한다. 단순한 99%의 취업률이 아닌 기업체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인재를 양산하는 서울여상이 새로운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여상 졸업생들은 입학시부터 뚜렷하게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며 학생들과의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학교생활을 한다

. 또한 기업체와의 연계로 철저하게 현장중심의 교육을 진행하고 학교 선생님 역시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도 늘 공부하고 시대를 앞서나간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적용되어 취업률 99%와 고졸임에도 높은 연봉을 받는 유능한 일꾼으로서의 인재가 만들어 진다고 이야기 한다. 그렇기에 서울여상이 새로운 교육에 대한 페러다임 전환으로 제시될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의 한국 교육의 문제의식과 대안에 대해 어느정도 공감은 한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하나는 여전히 학벌위주의 대한민국사회에서 학벌에 대한 근본적이 해결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 책과 통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분명 서울여상 졸업생들도 취업을 해서 학벌의 벽에 부딫혔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그들 역시 80%가 넘는 대학진학률에 결국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취업후 다시 대학을 진학게 되는 것 말이다. 왜냐면 대한민국은 아직도 학벌위주고 고졸보다는 대졸을 원하니 직장생활속에서 그 벽을 넘기 위해 결국 다시 대학을 진학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든다

두 번째는 교육을 너무 기업체 채용되는 인력으로만 바라본 느낌이다
. 교육은 경제적 노동 일꾼이기도 하겠지만 각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렇기에 서울여상을 중심으로 한 기업체가 필요로하는 현장 실무 능력자를 우선시 하는 것은 조금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현재에 대학과 교육 자체가 좋은 직장에 다니기 위한 것으로 연결되는 현실에서는 작가의 지적이 이해가 가기 하지만 말이다

번째로는 외국의 여러나라를 이야기하며 대학진학률과 일찍부터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실업계로 진출하는 예를 들었는데 이는 우리나라 상황과는 맞지 않는 느낌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그렇게 가야하는것에 동의하지만 처지와 조건이 다르다. 프랑스의 경우 어려서부터 노동의 가치. 그리고 노동자로서의 권리등을 어려서부터 가르치며 학생들이 미래의 노동자이기에 당연히 알게끔 가르쳐 주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교육자체가 없다. 서울여상 학생들에게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가르쳐주는지 묻고싶다. 당연히 노동의 권리가 보장된 사회, 노동이 인정받는 사회에서 굳이 대학을 가려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사회는 노동자의 권리보다는 기업이 중심이며, 그러다 보니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처우조차 열악한게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서울여상과 같은 교육방식이 꼭 성공할 지는 미지수란 생각이든다.

따라서 앞서 작가가 말한 서울여상과 같은 현장 실무능력이 뛰어난 일꾼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정은 반드시 학교과정에 노동법과 같은 노동의 권리에 대해서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돈을 버는 기업체의 부품을 생산하는게 교육이 되버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