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뉴스데스크 집중취재 - 불합리한 카드 수수료

2007. 8. 21. 11:46세상은


<출처 : MBC뉴스데스크>

[뉴스데스크]● 김수진 앵커 : 신용카드사들이 대형 업체에는 적은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오히려 영세 상인들에게는 많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영세 상인들의 어려움, 정시내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서울 망우동에서 신발가게를 하는 장형삼 씨는 신용카드만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대형마트에 밀려 손님이 크게 준데다, 높은 카드 수수료 탓에 늘 적자에 허덕이기 때문입니다.

● 장형삼(신발가게 운영 ) : "4%가 넘는 수수료 횡포다. 손님도 없고 마진은 없는데 수수료가 높아서 화가 난다."

미용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손님 10명 중 9명은 카드로 계산하는데, 카드의 경우 4% 이상을 수수료로 내야 합니다.

이 미용실의 지난달 총매출은 3천만 원, 이 중 110만원이 고스란히 카드사로 빠져나간 겁니다.

● 박재희(미용실 원장) : "카드 사용이 100%인 시대가 올 텐데, 카드 수수료가 내려가지 않으면 문 닫아야겠죠."

현재 대형마트와 골프장, 주유소 등의 카드 수수료율은 1.5~2%인 반면, 영세 상인들이 운영하는 재래시장과 미용실 등은 4% 안팎으로 두 배나 높습니다.

영세 자영업체의 경우 관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란 게 카드업계의 주장입니다.

● 황명희 부장(여신금융협회) : "대형매장은 매출이 높기 때문에 건당 고정비용의 비중이 적은 거죠."

그러나 정작 카드 수수료의 원가가 얼마인지에 대해선 공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3조 5천억 원에 이르는 정부의 막대한 세금 감면에 힘입어, 신용카드 매출은 3배 이상 급성장했습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는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카드사와 수수료 분쟁을 벌인 대형마트와 달리, 영세 상인들은 카드사의 일방적인 수수료율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 강남훈 본부장(중소기업중앙회) : "카드 수수료를 연간 이자율로 환산하면 43~48%로 이자제한법도 30% 이상은 받지 못하도록 규제하는데, 카드사의 횡포다."

외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평균 수수료율은 2.37%로, 미국 2.1%, 영국 등 EU 1.19%, 호주의 0.92%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갈수록 현금보다 카드 사용이 늘고 있는데요, 신용사회 정착과 세원 발굴을 위해서라도 영세 상인들에 대한 차별을 개선할 수 있는 정부의 합리적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MBC 뉴스 정시내입니다.(정시내 기자 stream@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