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한시: “고리 빚은 서민의 피(高利貸付 千人血)”

2007. 7. 13. 08:47세상은

[논평]
한시: “고리 빚은 서민의 피(高利貸付 千人血)”
- ‘춘향전’ 이몽룡이 변사또 생일잔치에서 읊은 시 바탕…재경부와 대부업계가 새겨야


高利貸付 千人血(고리대부 천인혈) - 고리 빚은 서민들의 피요
暴利受取 萬成膏(폭리수취 천만고) - 폭리를 취함은 만민이 쏟은 기름이라
不法推尋 民淚落(불법추심 민루락) - 불법 빚 독촉으로 서민 눈물 떨어지며
利子高處 怨聲高(이자고처 원성고) - 이자가 높은 곳에 원망소리 또한 높다

춘향전에서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변사또의 생일연회에서 읊은 시를 바탕으로, 재정경제부와 대부업계가 새겨야 할 경구를 만들어봤다.

탐관오리 변사또가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잔치판을 벌이는 광경을 이몽룡은 “금동이의 좋은 술은 일천인의 피요, 옥쟁반 위의 맛난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고 추상같이 일갈했다.

현실에서 정부가 합법화한 고리대 때문에 서민 가슴은 피멍이 들고(高利貸付 千人血), 대부업체와 사채업자의 폭리 수취로 서민 가정은 기름 한 방울까지 짜내야 할 판이다(暴利受取 萬成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7개 일본계 대형업체의 2006년 당기순이익 규모는 1619억원에 달할 정도다. 그나마 재경부가 옛 이자제한법 수준에도 못 미치는 연49%로 대부업법 시행령상의 금리상한을 제한하려는 방침에도, 대부업계는 집단반발하고 있다.

이몽룡은 “촛농이 흐를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탐관오리의 노랫소리 높은 곳에 백성의 원망소리도 드높다”고 질타했다.

현실에서 서민들은 불법추심에 눈물 흘리고(不法推尋 民淚落), 울며 겨자 먹기로 쓰는 고리 빚에 하소연할 곳조차 없다(利子高處 怨聲高).

연49%로 생색내기 수준의 금리인하를 한 정부, 이에 반발하는 대부업계. 이들의 치열한 이해다툼 속에서 철저히 배제된 계층은 이 순간에도 고금리로 삶을 송두리째 박탈당한 서민들이다.

[ 원 문 ]
금준미주 천인혈(金樽美酒 千人血): 금동이의 좋은 술은 천인의 피요
옥반가효 만성고(玉搬佳酵 萬成膏): 옥반 위의 맛있는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촉루락시 민루락(燭淚落時 民淚落): 촛농 흐를 때 백성 눈물 떨어지며
가성고처 원성고(歌聲高處 怨聲高): 노fot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또한 높도다


2007년 7월 11일(수)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 이 선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