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 광우병 괴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진실게임

2007. 7. 2. 21:51세상은


제 목 : 광우병 괴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진실게임
방송일 : 2007년 5월 19일 (토) 밤 11시 5분

지난 4월 23일, 한미 FTA 체결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 4.5톤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정부당국이 이번 수입 물량부터는 뼛조각이 발견되더라도 해당상자만 반송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 국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정부는 오히려 검역 절차를 간소화 시키며 ‘국익’이라는 추상적인 목표만을 좇고 있는 듯 보인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FTA 체결 이후 본격적으로 수입이 재개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관련 위험에 대한 불안 요소들과, 명확하게 공개 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던 수입재개 협상의 이면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우리의 협상과정을 국민들에게 알리지 마라!

우리나라 정부는 FTA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은 맥스 보커스 美상원 재무위원장이나 웬디 커틀러 한미FTA 수석대표의 ‘쇠고기 시장의 완전 개방 없이는 FTA비준도 없다’는 일련의 발언들을 통해 자신들의 속내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농림부는 지난 4월 9일 OIE(국제동물질병사무국)에 보낸 미국의 광우병 국가 등급 조정에 대한 의견이 담긴 문서에서 미국의 광우병 통제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서를 ‘대외비’라며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논의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점들을 은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으면서도 이러한 내용들을 국민들에게 속 시원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한국 정부의 속내는 과연 무엇인가?

미국산 쇠고기, 믿고 먹어도 괜찮은가?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도축 후 나오는 찌꺼기나 소의 사체 등으로 만든 동물성 사료를 소를 제외한 가축들에게 먹임으로 인해 교차 감염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첫째이며, 둘째는 총 도축두수의 0.1% 정도만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가 다분히 형식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키워지는 전체 소의 15% 정도만이 출생, 판매와 관련된 이력의 추적이 가능하므로 만약 광우병이 발병한다 할지라도 이후의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점 등이다. 이러한 경고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의 시민단체나 학계 전문가들 역시 동의하고 있는 부분들이지만, 미국의 축산업계는 이러한 주장들이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며 지나치게 위험성을 과장하고 있다며 안심하고 쇠고기를 먹어도 된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영국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는 한국 정부

1990년 영국의 농림부 장관인 존 검머와 그의 딸 코델리아는 BBC 방송에 출연해 함께 햄버거를 먹는 장면을 연출하며 쇠고기가 인간 광우병을 일으킨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으니 안심하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6년 후, 영국에서는 변형 CJD, 즉 인간 광우병이라고 불리는 최초의 환자가 발견되고 이후에도 150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발생한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을 근거로 30개월 미만의 소는 광우병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과학적으로 검증된 국제기준’에 의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실상 30개월 미만의 소에게서 광우병이 발생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100건이 넘는다. 국민 건강을 위한 절대적 기준인가? 국제 교역의 필요에 의한 상대적 기준인가? OIE의 기준만을 맹신하며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귀 기울이지 않는 한국 정부의 태도는 ‘안심하고 먹어도 좋다’했던 존 검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준비하라, 국민건강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이웃 일본의 경우,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서 자체적인 전수검사를 통해 광우병의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17개월 미만의 소만 수입하는 방안을 관철시켰다. 그에 비해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기준은 국가간 협상력과 사전 예방에 대한 노력이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쇠고기 협상이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한다면 적어도 최소한의 안전조치는 취해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연 우리나라 국민 건강을 위해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하고 있는 것인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원산지 표시제와, 이력 추적제의 현주소를 통해 우리가 집중하여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무엇이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받아들임에 있어 준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