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선물> - 사랑하는 이의 죽음, 우리는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2009. 8. 5. 14:52리뷰/책

비밀 선물
카테고리 아동
지은이 라헐 판 코에이 (문원(도서출판),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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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블로그에서 또다시 날라온 한권의 책. 이번에도 역시 알라딘에서 증정한 책이다. 책 제목은<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선물>. 지은이는 라헐 판 코에이, 강혜경이 번역을 했다. 도서출판은 문원.

먼저 이번에도 역시 책 리뷰를 할 수 있게 해준 위드블로그의 리뷰어 선정에 감사하며 또 매번 책을 보내주는 알라딘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비밀 선물>의 저자인 라헐 판 코에이는 1968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열 살때 오스트리아로 이주했다. 빈 대학에서 교육학과 특수교육학을 전공했고, 현재 오스트리아 클로스터노이부르크에서 살면서 장애인 어드바이저 겸 아동청소년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소개된 책으로는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바타비야호의 소년, 얀>, <할머니의 열한 번째 생일파티>가 있고, 그밖에 <순진한 거위, 요니스>, <정원마녀의 유언> 등의 작품이 있다.

옮긴이 강혜경은 1970년생으로 연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독문학 석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연세대학교 독문과 석사 및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독일어권 작품의 번역 작가로서, 아동ㆍ청소년ㆍ성인 도서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꼬마 인디언>,<도둑의 왕>, <왜 학교에 가야하나요>, <크리스토프의 실험>, <티나와 리코더>, <대장은 나야>, <분노의 요정 글로리아 푸리아>, <기차역 너머에 바다가 있다>, <하늘을 나는 가방>, <산타클로스를 사랑한 내 동생> 등이 있다.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은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읽어도 좋은 책이다. 다소 접근하기 어려운 죽음이란 주제를 가지고 이책에서는 4학년 아이들의 시선과 이제 막 죽음을 앞둔 병에 걸린 클라라 선생님의 시선, 그리고 어른들의 시선이 함께 어우러져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를 잔잔하면서도 다서 엉뚱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그 엉뚱함은 바로 아이들이 펼쳐내는 무한한 상상력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아이들의 순수하고 다소 엉뚱하지만 한창 피어나는 그 상상력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선생님은 죽는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죽음을 맞이하는 클라라 선생님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대사가 있다. "선생님은 죽는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아니 이말은 선생님이 죽음을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작가 라헐 판 코에이 본인이 바라보는 죽음의 관점일 수 있다는 생각이든다. 죽음. 모든 생명체는 한번 태어나면 결국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하지만 이 죽음에 대해 가장 연연해 하고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 언젠가 다가올 죽음. 그것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늘 인지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죽임이 늘 따라다닌다고 해서 매일 매일 우울할 필요는 없다. 당장 오늘은 아니니까. 오늘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즐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선생님은 시선은 죽음이 가슴아픈 것이기는 하나 두려움의 대상으로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분임을 아이들에게 알주는 과정이다. 마치 성장통을 느끼는 것 처럼.

책에서 나오는 율리우스와 그 친구들은 선생님을 통해 죽음에 대해 오히려 어른보다도 더 담담하게 대처하는 것이 나온다. 아이들에게 죽음이란 멀리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어둠 침침한 관이기 보다는 이쁜 그림이 그려져 있고, 꽃과 사과와 열기구가 그려져 있어 어둠 침침하고 답답한 관이아니라 여행을 떠나는 마차와 같은 관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것을 선생님께 즐거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선물하는 것이 아이들의 마음이다.

죽음은 삶의 일부분으로서 아이건 어른이건 우리 모두가 대면해야 할 과정

나는 이 책을 통해 죽음을 대면하는 과정이 어떠한가에 따라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도 혹은 삶을 보다 빛나게 살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클라라 선생님의 아이들은 선생님 덕에 죽음이라는 성장통 뒤에 보다 빛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율리우스의 어머니는 어린시절 이모의 죽음앞에 어찌할 바를 몰랐던 상황이 아직도 상처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시절 죽음에 대해 제대로 대면하지 못했고, 그 어느 누구도 죽음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자라서 율리우스 전에 율리아라는 아니를 임신했지만 아이가 뱃속에서 죽으면서 그 또한 커다란 슬픔과 상처로 자리잡게 된다. 어린시절 죽음에 대해 올바르게 대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모두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죽음에 대해 정면으로 대면하려고 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책은 어른도 아이도 우리의 삶의 일부분인 죽음에 대해 정면으로 대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듯 하다.